성수기와 호르무즈 위기, 컨테이너 운임 추가 급등 촉발
성수기와 호르무즈 위기, 컨테이너 운임 추가 급등 촉발
북미와 유럽을 잇는 주요 동서항로의 컨테이너 운임이 급등하고 있다. 중동 분쟁과 주요 아시아 환적 허브의 혼란, 에너지 위기 우려가 복합적으로 작용하며 공급망이 압박을 받고 있기 때문이다. 시장조사업체 제네타에 따르면 극동발 미국 서안행 컨테이너 운임은 지난주 대비 20% 오른 3933달러(FEU당)를 기록했다. 이는 지난 2월 28일 중동 위기 발발 이후 두 배 이상 오른 수치로, 위기 전 대비 109% 상승한 것이다.
이 같은 운임 상승세는 호르무즈 해협의 위기가 직접 닿지 않은 항로로도 확산되고 있다. 극동발 미국 동안행 운임은 2월 말 대비 92% 오른 5103달러, 북유럽행은 65%, 지중해행은 51% 각각 올랐다. 제네타의 피터 샌드 수석 애널리스트는 “이번 운임 상승은 중동 분쟁의 직접적 영향보다는 싱가포르, 클랑 등 주요 동남아 항만에서의 혼란과 에너지 위기 우려 등 2차 효과가 더 크게 작용하고 있다”고 분석했다.
특히 싱가포르와 말레이시아 클랑항에서는 선사들이 호르무즈 해협 봉쇄에 대응해 서비스 네트워크와 항로를 조정하면서 체선과 체화가 심화되고 있다. 제네타는 “이들 환적 허브에서의 지연은 글로벌 공급망에 독이 되고 있다”고 경고했다. 이러한 혼란은 중동과 직접적 연관이 없는 태평양 항로에서도 수요 증가와 선복 부족을 초래하며 운임 상승을 부추기고 있다.
여기에 에너지 위기에 대한 전망이 화주들의 조기 선적을 유인할 수 있다는 분석도 나온다. 제네타는 “호르무즈 봉쇄로 인한 유가 상승이 제조 원가와 해상 운임 부담을 키우면서 화주들이 올해 하반기 비용 상승을 앞당겨 감지하고 있다”며 선적 시기를 앞당기는 조기 성수기(피크 시즌) 현상이 나타나고 있다고 지적했다.
드루리의 세계 컨테이너 지수(WCI)도 이번 주 23% 급등한 3433달러(40피트 컨테이너 기준)를 기록했다. 상하이발 로스앤젤레스행은 31% 오른 4565달러, 뉴욕행은 20% 오른 5505달러를 각각 나타냈다. 드루리는 “올해 성수기가 평년보다 일찍 시작됐으며, 미국의 관세 정책 변화에 대비한 화주들의 조기 선적 움직임과 소매 재고 보충 수요가 맞물렸다”고 분석했다.
업계에서는 운임 상승세가 여름철까지 지속될 가능성이 있다고 내다봤다. 제네타는 “글로벌 항로 전반에서 운임 상승 물결이 아직 정점에 도달하지 않았다”고 전망했다. 시장에서는 조기 선적 수요 증가와 선복 부족이 맞물리면서 하반기 물류비 부담이 더욱 커질 것이라는 분석이 나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