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정학적 긴장으로 성수기 운송 전망 불투명
지정학적 긴장으로 성수기 운송 전망 불투명
글로벌 해운업계의 성수기 전망이 지정학적 리스크와 미중 관세 갈등 속에 극도로 불투명해졌다. 6월 8일자 자료에 따르면 올 3월 글로벌 컨테이너 물동량은 전년 동기 대비 2.4% 감소했다. 앞서 1~2월에는 8.3% 증가세를 기록했으나 중동 전쟁과 미국의 전방위 관세 정책이 본격화되면서 물동량이 꺾인 것이다. 특히 남·서아시아 구간 물동량은 3월 기준 전년 동월 대비 24% 급감하며 직격탄을 맞았다.
이 같은 불확실성의 최대 변수는 미국의 관세 정책 향배다.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이 지난 2월 발효한 10% 전면 관세는 7월 23일 만료를 앞두고 있다. BIMCO의 닐스 라스무센 수석 애널리스트는 "7월 말 미국의 관세 결정과 중동 전쟁의 지속적 여파가 시장을 극도로 예측 불가능하게 만들고 있다"고 지적했다. 다만 그는 선대가 전년 대비 6% 가까이 확대된 점을 고려할 때 성수기 동안 심각한 선복 부족 사태는 없을 것으로 내다봤다.
중동 사태는 운임, 운항 일정, 항만 혼잡 등 물류 전반에 걸쳐 구조적 변화를 야기하고 있다. 제네타의 피터 샌드 수석 애널리스트는 "바브엘만데브 해협 봉쇄로 희망봉 우회 항로가 장기화되면서 운항 시간이 늘어나고 글로벌 물류에 추가 부담이 가해지고 있다"고 분석했다. 그는 또한 2025년부터 시작된 교역 패턴 변화가 계속되면서 미국의 대중국 수입이 급감했고, 동남아시아발 수입이 이를 완전히 대체하지는 못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메르스크는 아시아-유럽 항로 수요가 여전히 강세를 유지하고 있다고 밝혔다. 아시아 태평양 해상 물품 책임자인 바반 벰파티는 "현 단계에서 아시아-유럽 무역 수요는 견고하며 해당 항로 운영에는 차질이 없다"면서도 "중동 상황이 유동적이어서 성수기 수요를 확실히 예측하기는 어렵다"고 말했다. 메르스크는 지난해 2월 출범한 제미니 협력 체제를 통해 90% 이상의 스케줄 신뢰성을 달성하겠다는 목표를 재확인했다.
포워더와 화주는 현재 협상에서 확실히 불리한 위치에 놓였다. 샌드는 "현재 운송사가 모든 대화에서 확실한 우위를 점하고 있으며, 화주는 상대방이 전하는 정보가 전적으로 맞는지 일부만 맞는지 판단하기조차 어려운 상황"이라고 지적했다. 중동 분쟁이 완화되더라도 인프라 피해와 지역 경제 약화로 인한 영향은 당분간 지속될 전망이다. BIMCO의 라스무센은 "호르무즈 해협이 다시 안전하게 통행 가능해지더라도 페르시아만 컨테이너 서비스 완전 재개에는 1~2개월이 소요될 것"이라고 내다봤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