Razor, 트럼프 시대 중국 관세에 대응해 공급망 재편
Razor, 트럼프 시대 중국 관세에 대응해 공급망 재편

트럼프 행정부 시절 도입된 중국산 제품 관세가 미국 완구·레저용 차량 제조사 ‘레이저 USA(Razor USA)’의 공급망 구조를 근본적으로 뒤바꿨다. 그간 중국에서 전량 생산해 온 이 업체는 관세 부담을 누가 질지, 비용을 공급망 내에서 어떻게 분담할지를 전면 재검토해야 했다. 브라이언 우드(Bryan Wood) 글로벌 공급망 부사장은 현재 관세가 단순한 별도 비용이 아니라 공장 출고가에 생산비, 간접비, 공급사 마진과 함께 묶여 반영되고 있다고 설명했다.
레이저 USA는 과거 모든 제품을 중국에서 제조하며 자사가 직접 수입 관세를 부담해 왔다. 그러나 트럼프 관세가 최고 145%까지 치솟으며 기존 방식이 더 이상 유지될 수 없게 됐다. 우드 부사장은 “소매 가격을 즉시 조정할 수 없어 관세를 소비자에 전가하는 게 쉽지 않다”며 “결국 회사와 유통사 월마트, 공장이 함께 비용을 나눠 흡수하는 방식으로 대응하고 있다”고 전했다. 관세 부과 기준이 공장 출고 단계의 제품 가치이기 때문에 공급사가 직접 관세를 납부하는 구조가 비용 측면에서 유리하다고 판단한 결과다.
레이저 USA는 생산기지도 재편 중이다. 18개월 전만 해도 전 제품을 중국에서 생산했지만 현재는 전체 물량의 약 75%만 중국에서 만들고, 나머지는 태국과 베트남으로 분산했다. 해당 국가들은 기존 중국 협력사가 직접 현지 공장을 운영하며 품질 관리를 유지할 수 있다는 점에서 선택됐다. 반면 멕시코나 미국으로의 생산 이동은 공급망이 길어지고 비용만 증가할 뿐 실익이 없다고 판단해 제외했다.
공급망 유연성은 레이저 USA가 이번 관세 위기에서 얻은 가장 큰 교훈이다. 우드 부사장은 “25년간 동일한 공급망을 고수해오다 트럼프 관세에 직면했고, 결국 예측 불가능한 상황에 맞서 대응할 수밖에 없었다”며 “최대한의 유연성을 확보하는 것이 관건”이라고 강조했다. 그는 트럼프 대통령의 관세 정책을 예측하는 것은 사실상 불가능하며, 상황 변화에 따라 즉각 대응하는 수밖에 없다고 덧붙였다.
한편 연방대법원이 일부 트럼프 관세의 위법성을 인정한 이후 레이저 USA는 관세 환급 절차를 진행하고 있다. 우드 부사장은 “당초 행정적 절차가 까다로울 것으로 예상했지만, 관세청(세관)의 환급 시스템이 의외로 효율적이었다”며 현재까지 환급 대상 금액의 10~15%를 회수했고 추가 환급을 기대 중이라고 밝혔다.
업계에서는 중국 의존도가 높은 공급망 구조에서 관세 변동성에 대응하려면 단순한 비용 전가보다 공급사·유통사와의 비용 분담 협상 및 생산기지 분산이 중장기적 리스크 관리 방안이 될 수 있다고 보고 있다. 특히 베트남·태국 등 동남아로의 생산 이동이 현실적인 대안으로 부상하면서, 물류 거점 선정과 계약 조건 재검토가 필요한 시점이라는 분석이 나온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