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U 대러 제재 틈새…러시아산 철강·알루미늄 유럽 유입 지속
러-우 전쟁 이후에도 러시아산 금속·에너지가 유럽으로 계속 유입 중. 제재 우회 경로·거래 방식 변화로 실질적 차단 어려운 상황.

올해 1월부터 5월까지 러시아가 유럽연합으로 수출한 철강 규모가 7억 유로를, 알루미늄은 7천만 유로를 각각 넘어선 것으로 집계됐다. 유로스타트 데이터를 분석한 결과로, 에너지 부문에 집중됐던 대러 제재의 사각지대에서 금속 교역이 여전히 활발하게 이뤄지고 있음을 보여준다.
EU의 대러시아 교역에서 가장 큰 비중을 차지하는 것은 액화천연가스를 필두로 한 에너지다. EU는 이미 러시아산 해상 원유 대부분의 수입을 금지했으며, 잔여 에너지 교역의 약 55%에 해당하는 37억 유로 규모의 러시아산 LNG 전면 수입 금지 조치는 2027년 발효될 예정이다.
그러나 금속 부문에서는 제재의 고리가 완전히 조여지지 않고 있다. 올레그 데리파스카가 설립한 알루미늄 생산업체 루살은 아일랜드·스웨덴·독일에 생산 시설을 두고, 유럽 자동차 부품용 주조 합금과 건축 자재 등을 제조한다. 데리파스카는 EU 제재 대상이지만 루살을 직접 소유하고 있지 않아 회사 자체는 제재를 받지 않았다.
철강 부문에서는 러시아 6위 부호 블라디미르 리신이 지배하는 NLMK 그룹이 벨기에·이탈리아·덴마크에서 압연 공장을 운영 중이다. 이 공장들은 러시아에서 반제품 철강 슬래브를 수입해 가공한 뒤 유럽 조선소와 에너지 인프라 업체에 납품한다. 올해 1~5월 EU의 러시아산 슬래브 수입량은 166만 톤에 달했으며, 이 가운데 절반가량이 NLMK의 최대 유럽 사업장이 위치한 벨기에로 향했다.
EU는 2028년까지 러시아산 철강 슬래브 수입을 허용하는 면제 조항을 유지하고 있다. 루살과 NLMK 모두 러시아산 공급망과 긴밀하게 연계돼 있지만 EU 차원의 제재 대상에 오르지 않았다. 해당 기업들의 유럽 자산을 매각할 구매자를 찾기 어렵고 공장 폐쇄 시 수천 개의 일자리가 위협받는 점이 제재 결정을 어렵게 만드는 요인으로 작용한다. 루살은 유럽 전역에 약 1천 명, NLMK 유럽 법인은 약 2천 명의 직원을 고용하고 있다.
한편, 루살의 아일랜드 오기니시 알루미나 정제소에서 생산된 원료가 최종적으로 러시아 방위 산업으로 유입될 수 있다는 언론 보도 이후 정치적 scrutiny가 강화됐다. 이 영향으로 올해 1~5월 EU의 러시아산 알루미늄 수입량은 2만 7천388톤으로, 전년 동기 13만 5천773톤 대비 급감한 역대 최저치를 기록했다. 반면, 같은 기간 EU의 대러시아 알루미나 수출량은 전년 대비 소폭 증가한 38만 1천413톤으로 집계됐다.
글로벌 공급망 차원에서 EU는 제재 체제의 남은 허점을 메우기 위해 금속, 특히 우회 수입되는 알루미늄에 대한 추가 제재를 모색 중이다. 하지만 파리에 거점을 둔 제재 전문가 조지 볼로신은 NLMK 유럽 공장들이 리신의 러시아 본사로부터 원자재 수입에 크게 의존하고 있어 근시일 내 급작스러운 반제품 수입 금지 가능성은 희박하다고 전망했다. 볼로신은 벨기에 등 시설 소재 회원국들이 협상에서 현지 일자리 보호를 위해 거부권을 행사해 왔다며, 유럽 제철소의 경제적 생존이 리신의 기업 제국에 묶여 있는 한 EU가 그를 개별 제재 대상으로 지정할 준비가 돼 있지 않다고 덧붙였다.
출처: 유로스타트 / 더 모스크바 타임즈