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럼프 대러 제재 완화 다음날 우크라 공습…20명 사망
트럼프 대러 디젤 제재 완화 다음날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도시 공격으로 20명 사망

미국이 러시아산 디젤 수출 제재 해제를 발표한 다음날 러시아군이 우크라이나 남부 자포리자 주거지역을 공습해 어린이 3명을 포함해 20명이 숨졌다고 The Moscow Times가 보도했다.
볼로디미르 젤렌스키 우크라이나 대통령은 5일 사회관계망서비스(SNS)를 통해 “오늘 러시아는 디젤 수출 제재 해제에 대한 감사 표시로 자포리자 주거 건물에 활공폭탄 5발을 떨어뜨렸다”고 말했다. 이번 발언은 백악관을 향한 그의 비판 가운데 가장 날선 수위로 평가된다.
자포리자는 최근 수개월간 러시아의 포격이 집중된 도시다. 이번 공습으로 아파트 한 동이 무너지면서 생후 6세 여아가 숨졌고, 구조대가 시신을 수습하자 할아버지가 백색 수의에 싸인 손녀 곁에서 오열하는 모습이 목격됐다. 이 밖에 18명이 부상을 입었다. 전쟁 전 인구 70만 명이 넘던 이 산업도시는 최전선에서 30km가 채 떨어지지 않은 곳에 위치해 있다.
이번 주 들어 우크라이나 민간인 피해가 급증하는 흐름이다. 지난 2~3일 러시아군 공격으로 민간인 약 80명이 목숨을 잃었는데, 동부 수비도시 크라마토르스크에서는 폭탄 한 발에 최소 30명이 사망했고 키이우에서 동쪽으로 130km가량 떨어진 프릴루키에서는 미사일로 22명이 희생됐다. 키이우에서도 5일 오후 미사일이 식당을 덮쳐 7명이 다쳤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대러 디젤 제재 해제 결정은 이란 분쟁으로 치솟은 자국 내 연료 가격을 안정시키려는 의도로 풀이된다. 반면 우크라이나는 종전 협상을 압박하려면 오히려 제재를 강화해야 한다고 촉구해 왔다. 트럼프 대통령은 우크라이나의 러시아 정유시설 타격이 국제 유가 상승을 부추겼다고 비판해 왔으며, 키이우는 러시아가 전력망을 집중 공격하는 상황에서 양측의 에너지 시설 타격 전면 중단을 요구하고 있다.
젤렌스키 대통령은 “어젯밤은 러시아가 압박 완화를 전투 지속 신호로 받아들인다는 또 하나의 증거”라며 “다른 신호가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러시아 국방부는 이날 자국 드론이 키이우의 데이터 처리 센터와 오데사로 군수물자를 운반하던 화물선을 타격했다고 밝혔다. 타스 통신은 소식통을 인용해 미국 협상단이 2주 안에 모스크바를 방문할 수 있다고 보도했다.
업계에서는 미국의 대러 에너지 제재 완화가 글로벌 원유·정제유 시장의 공급 불확실성을 일부 해소할 여지가 있으나, 러시아의 민간 시설 공격이 지속될 경우 서방의 추가 제재 복원 가능성을 배제하기 어렵다고 관측한다.
출처: The Moscow Times