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 대선 앞 러시아산 디젤 거래…실효성 논란 지속
트럼프의 디젤 거래로 러시아 기업이 최대 수혜 전망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러시아와 합의한 디젤 공급 거래가 미국 소비자보다 러시아 석유 기업에 더 큰 이익이 될 수 있다는 분석이 나왔다. 러시아 기업들은 수출 제한 완화로 반사이익을 얻는 반면, 약속된 물량은 미국 내 연료 가격 인하 효과가 제한적일 것이라는 지적이다.
트럼프 대통령은 러시아가 디젤 30만 톤을 즉시 미국과 글로벌 시장에 공급하고, 이어 11월에 50만 톤, 이후 매월 100만 톤을 추가 공급할 것이라고 발표했다. 미국 디젤 가격은 갤런당 6.179달러로 전년 동기 대비 약 70% 급등한 상태다. 2월 말 이란 전쟁 발발 이후 글로벌 정유 시장이 요동치면서 올해 1~9월 전 세계 디젤 수출량은 1억 7,220만 톤으로 전년 같은 기간 대비 10% 감소했다.
러시아는 미국과 마찬가지로 디젤 순수출국이다. 우크라이나의 정유 시설 드론 공격에도 러시아의 전쟁 전 디젤 생산량은 내수 수요의 두 배 이상이었다. 러시아는 지난 7월 내수 시장 보호를 위해 수출을 제한했지만, 세르게이 바쿨렌코 전 가즈프롬네프트 임원은 러시아가 잉여 물량을 저장할 시설이 부족해 7~9월 사이 최소 160만 톤의 디젤이 해상을 통해 이른바 ‘회색 수출’로 빠져나갔다고 지적했다. 러시아 당국은 이를 묵인해 왔다는 설명이다.
모스크바는 트럼프와의 합의 이후 10월 10일부터 디젤 수출 금지를 부분 해제했다. 바쿨렌코는 트럼프가 요청한 11월 물량 50만 톤은 기존 회색 수출을 합법화하는 것만으로도 국내 공급 부족 없이 충당 가능하다고 분석했다. 겨울철 100만 톤 공급도 가을 수확기 이후 내수 수요가 줄어 현실적이라고 덧붙였다.
다만 물량 규모가 가격을 유의미하게 낮추기엔 부족하다는 평가가 나온다. 50만 톤은 미국 월간 소비량의 약 4%, 전 세계 월간 소비량의 0.4% 수준이다. 월간 글로벌 디젤 부족분 400만 톤의 약 13%에 그친다. 바쿨렌코는 “논의 중인 물량은 다른 조건이 동일하다면 특히 중간선거 전까지 글로벌 가격에 눈에 띄는 영향을 주기엔 너무 작다”고 말했다.
에너지 분석업체 Kpler는 이번 거래가 “상당한 디젤 적자에 직면한 글로벌 시장에 일시적인 완화”를 제공할 수 있지만, 제약된 정유 능력이 추가 공급 여력을 제한한다고 평가했다. 러시아 석유 제품의 발트해·흑해 운송도 우크라이나 드론 공격으로 차질을 빚을 수 있다고 덧붙였다.
모스크바 소재 분석가 키릴 로디오노프는 러시아 기업들이 더 높은 가격에 공식적으로 디젤을 수출할 수 있게 되면서 이번 거래의 최대 수혜자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 해당 수출이 미국 연료 가격 인하에는 큰 도움이 되지 않겠지만, 트럼프 행정부에는 최소한 부분적인 외교 정책 성공을 주장할 명분을 제공할 수 있다고 분석했다.
출처: The Moscow Times