러시아, JTI 현지 자산 압류…국가 임시 관리 돌입
크렘린, 일본담배산업 러시아 자산 압류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이 일본담배산업(JTI)의 러시아 내 자산을 국가 임시 관리 대상으로 지정하는 대통령령에 서명했다. 모스크바타임스가 보도한 이번 조치는 우크라이나 전면전 이후 서방 기업들의 러시아 철수가 이어지는 가운데 나온 최신 사례로 기록됐다.
대통령령에 따르면 인더스트리얼 에셋츠가 JTI의 러시아 내 4개 법인에 대한 임시 관리자로 지정됐다. 현지 독립 매체들은 러시아에 같은 이름의 회사가 여러 곳 있으며, 이 가운데 일부는 앞서 외국 기업 자산 압류에 관여한 기업들이라고 전했다. 이번에 JTI 관리를 맡게 된 인더스트리얼 에셋츠는 지난 9월 16일 등록됐고, 소유주는 쿠르스크주 연방보안국(FSB) 출신 세르게이 드레모프로 알려졌다.
JTI는 모스크바타임스에 보낸 성명에서 자사 러시아 자산이 임시 관리 대상이 된 대통령령을 인지하고 있다고 밝혔다. 이어 “상황과 선택지를 평가 중이며, 임직원을 비롯한 이해관계자를 최우선으로 고려하고 있다”고 말했다. 1999년부터 러시아에서 사업을 이어온 JTI는 윈스턴, 카멜, 소브라니, LD 등의 브랜드를 앞세워 최대 40%의 시장 점유율을 확보한 것으로 집계됐다.
JTI의 국유화 조치는 올가을 러시아에서 서방 주요 기업들을 겨냥한 자산 압류가 잇따르는 흐름 속에서 나왔다. 독일 도매업체 메트로, 프랑스 유통업체 오샹, 스위스 식품기업 네슬레, 물류기업 FM 로지스틱 등이 앞서 유사한 조치를 받았다는 게 현지 보도 내용이다.
푸틴 대통령은 이 같은 조치가 서방의 제재와 러시아 국유 자산 동결에 대한 대칭적 대응이라고 주장해 왔다. 그는 압류된 러시아 내 자회사들의 통제권이 유리한 조건이 마련되면 반환될 수 있다고 언급한 바 있다.
이번 JTI 압류는 일본과 러시아 관계가 급격히 악화하는 시점에 이뤄졌다는 점에서 주목된다. 일부 분석가들은 모스크바가 우크라이나 지원 확대와 주요 7개국(G7) 제재 동참을 결정한 도쿄에 대해 보복하려는 의도가 있다고 평가한다. 실제로 지난 10월 러시아 FSB는 홋카이도신문 소속 일본인 기자 유키 이마이를 간첩 혐의로 체포했으며, 소속사와 일본 정부는 혐의를 부인했다.
시장에서는 러시아 당국의 외국 기업 자산 압류가 단기적으로 추가 확대될 가능성을 배제하기 어렵다고 보고 있다. 서방 제재와 러시아의 대응 조치가 교차하는 글로벌 공급망 환경에서 러시아 내 사업을 유지 중인 다국적 기업들의 불확실성이 한층 커질 것이라는 관측이 나온다.
출처: The Moscow Times/AFP