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I 물량이 바꾼 하늘길…아시아 항공화물 운임 양극화
AI 관련 반도체·서버 수요가 급증하며 아시아발 항공화물 운임이 강세를 보이고 있습니다. 반면 소비재 물량은 둔화되고 있어, 전체적인 수급 균형이 AI 화물 쪽으로 기울고 있습니다.

아시아 태평양 항공·해상 화물 시장이 AI 반도체 수요와 소비재 물량 사이에서 극명한 희비를 보이고 있다. 대만과 한국발 노선은 AI 특수로 운임 상승 압력이 거세진 반면, 중국발 일부 노선은 소비재 둔화로 약세를 나타내고 있다. 해상 운임은 고점 대비 하락 중이지만 유류비와 운하 할증료가 바닥을 받치며 체감 해상운송비 부담은 여전히 높은 것으로 분석됐다.
딜머코 익스프레스 그룹이 8월 발간한 아시아태평양 화물 보고서에 따르면, 아시아발 미국행 항공편의 소석률은 약 90%에 달했다. 이 같은 고소석률은 전자상거래 대신 AI 서버와 반도체 화물이 주된 용량 동인으로 자리 잡은 결과로 풀이된다. 이에 따라 대만과 한국의 항공 화물 용량은 아시아 역내와 미국행 양방향 모두 타이트한 상태이며 운임도 상승 곡선을 그리고 있다.
희비는 대중화권에서 갈렸다. 중국 북부와 홍콩발 미국행 항공편은 용량이 남아 운임이 하락했고, 남중국 노선 역시 충분한 공급 속에 안정세를 유지했다. 해상에서도 관세 인상을 앞둔 조기 출하 물량이 정점을 지나면서 중국발 미국행 운임은 하향 추세로 접어들었다. 캐시 류 딜머코 글로벌 영업·마케팅 부사장은 "AI 수요가 대만발 물량을 계속 끌어올리는 반면, 유럽 노선을 떠받치던 전자상거래 기반은 사라졌다"고 진단했다.
동남아시아는 성수기에 진입했으나 국가별로 용량 편차가 심화했다. 태국은 아시아·유럽·미국행 전 노선에서 용량이 타이트해 운임이 오르고 있으며, 싱가포르는 유럽행 적체 현상이 발생했다. 말레이시아의 쿠알라룸푸르와 페낭 공항도 아시아 및 미국행 용량이 빠듯하다. 인도 역시 유럽과 북미행을 중심으로 항공 화물 압력이 커지고 있다. 호주는 이와 반대로 모든 주요 노선에서 용량이 남아 운임은 안정적이다.
해상 부문에서는 미국 관사 대비 선적 전진 배치 물결이 정점을 지났다는 분석이다. 태평양 횡단 운임은 7월 고점에서 내려오고 있으며 유럽 노선도 이를 따를 조짐을 보인다. 다만 운송 원가는 쉽게 떨어지지 않을 전망이다. 테드 첸 딜머코 해상화물 글로벌 영업·마케팅 디렉터는 "유류비와 파나마 운하 할증료는 수요와 무관하게 하락하지 않을 것"이라며 "더 저렴한 선복이 아닌, 비용 구조가 높게 유지되는 상황을 예상해야 한다"고 말했다.
북미와 유럽에서도 병목 현상은 다른 양상으로 전개됐다. 시카고발 아시아·유럽행 항공편은 적체 상태이고, 유럽에서는 로테르담의 선박 집결과 함부르크의 인프라 제약으로 대서양 횡단 해상 용량이 적체 수준에 이르렀다. 전월 제조업 구매관리자지수(PMI)는 52.2를 기록하며 11개월 연속 확장세를 이어갔고, 대만 55.2, 일본 54.8, 인도 54.2, 미국 53.9 등 주요국 제조업은 견조한 흐름을 보였다.
이처럼 혼재된 시장 상황에 대응해 딜머코는 대만·한국·말레이시아·태국·싱가포르발 항공 화물에 대해 조기 예약을 권고했다. 해상은 유럽과 북미행을 기준으로 2~3주 전 선복 확보가 필요하다고 제시했다. 글로벌 물류 시장에서는 몬순과 태풍에 따른 운송 차질, 지역 허브 혼잡, 유류 및 전쟁 위험 할증료 변동성이 당분간 해소되기 어려울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출처: 딜머코 익스프레스 그룹 2026년 8월 아시아태평양 화물 보고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