DHL "글로벌 교역 최대 변수는 관세 아닌 AI"…성장률 전망치 상향
DHL이 AI 인프라 투자 급증으로 인한 물동량 증가가 관세 정책으로 인한 피해를 능가할 것이라고 발표했다.

인공지능(AI) 인프라 구축 경쟁이 전 세계 상품 교역의 새로운 동력으로 부상하며 관세 정책과 지정학적 위기에 따른 교역 둔화 압력을 상쇄하고 있다는 분석이 나왔다. DHL과 뉴욕대 스턴경영대학원이 지난 10월 7일 발표한 'DHL 글로벌라이제이션 트래커'에 따르면 올해 상반기 글로벌 상품 교역 성장률은 코로나19 반등기를 제외하고 최근 15년 내 가장 높은 수준을 기록했다.
보고서는 3000만 개 이상의 데이터 포인트를 분석해 상품과 자본, 정보, 인력의 국제적 흐름을 추적했다. 성장을 견인한 핵심 요인으로는 반도체와 데이터 전송 장비 등 AI 인프라 구축에 필요한 상품 수요가 지목됐다. AI 관련 상품 교역은 2025년 전체 상품 교역 성장의 42%를 차지했으며, 올해 1분기에는 이 비중이 76%까지 치솟았다.
호르무즈 해협 봉쇄와 이란 전쟁 발발은 일부 교역로에 직접적인 타격을 줬다. 올해 첫 5개월 동안 사우디아라비아의 교역액은 전년 동기 대비 37%, 아랍에미리트(UAE)는 7% 각각 감소했다. 다만 DHL은 이 같은 충격이 해협 의존도가 높은 경제권에 국한됐다고 평가했다. 미국의 고율 관세 역시 부담 요인이지만 글로벌 영향은 제한적이었다. 미국의 세계 수입 비중이 최근 몇 년간 13%에 그쳤고, 이 중 절반가량은 증세 대상에서 제외됐기 때문이다.
미국과 중국의 탈동조화가 글로벌 교역에 미치는 영향도 예상보다 작았다. 미중 간 교역은 2015년 세계 교역의 3.5%로 정점을 찍은 뒤 올해 첫 5개월에는 1.6%까지 줄었다. 국제 사업 투자에서 차지하는 비중은 1% 미만으로 더 낮다. 반면 미국의 우방국들은 중국과의 경제 관계를 대체로 유지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DHL 익스프레스의 존 피어슨 CEO는 "지금 글로벌 교역의 가장 큰 이야기는 관세가 아니라 AI"라며 "모든 AI 쿼리는 궁극적으로 물류에 의존한다. 칩과 네트워크 장비, 관련 상품이 적시에 적소에 있어야 한다"고 말했다.
이 같은 변수를 종합해 DHL은 오는 2029년까지 글로벌 상품 교역이 연평균 3.4% 확대될 것으로 전망했다. 이는 직전 10년간 기록한 연평균 2.7%를 크게 웃도는 속도다. 업계 전문가는 AI 인프라 투자가 당분간 교역 성장의 하방을 지지하는 핵심 축으로 작용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출처: DHL·뉴욕대 스턴경영대학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