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공지능 인프라 붐이 관세 충격 상쇄…글로벌 교역 반등
DHL은 AI 인프라 투자 확대가 관세 정책으로 인한 물동량 감소를 상쇄하고 있으며, 특히 아시아발 AI 관련 장비 운송 수요가 급증하고 있다고 발표했다.

인공지능 인프라 구축 경쟁이 고율 관세와 지정학적 갈등으로 인한 글로벌 교역 위축을 상쇄하고 있다는 분석이 나왔다. DHL과 뉴욕대 스턴경영대학원이 지난 7일 발표한 ‘DHL 글로벌라이제이션 트래커’에 따르면, 올해 상반기 글로벌 상품 교역 성장률은 코로나19 반등기를 제외하면 최근 15년 중 가장 높은 수준을 기록했다.
성장을 견인한 것은 반도체와 데이터 전송 장비 등 인공지능 인프라 구축에 필요한 상품 수요로 나타났다. 세계무역기구와 경제협력개발기구 분석을 인용한 보고서는 인공지능 관련 상품 교역이 2025년 글로벌 상품 교역 성장의 42%를 차지했고, 2026년 1분기에는 이 비중이 76%까지 확대됐다고 밝혔다.
존 피어슨 DHL 익스프레스 최고경영자는 “지금 글로벌 무역에서 가장 큰 이야기는 관세가 아니라 인공지능”이라며 “모든 인공지능 질의는 궁극적으로 물류에 의존한다. 칩과 네트워크 장비 등 관련 상품이 적시에 적소에 있어야 한다”고 말했다.
다만 호르무즈 해협 봉쇄와 이란 전쟁은 주요 무역 경로를 교란했다. DHL은 그 충격이 해협 의존도가 높은 경제권에 집중됐다고 분석했다. 2026년 첫 5개월간 교역 가치는 사우디아라비아에서 전년 동기 대비 37%, 아랍에미리트에서 7% 각각 감소했다.
미국의 관세 정책 역시 역풍으로 작용했지만 글로벌 영향은 제한적이었다고 보고서는 평가했다. 미국이 최근 몇 년간 전 세계 수입에서 차지한 비중은 13%에 그쳤고, 2026년 8월 기준으로 그중 절반가량이 관세 인상 대상에서 제외됐기 때문이다. 대부분 국가가 광범위한 보복에 나서기보다 신규 무역협정을 통해 대체 시장 접근을 확보하는 데 주력한 점도 영향을 줄였다.
미국과 중국의 관계 약화가 글로벌 교역에 미친 영향도 예상보다 작았다. 미중 교역은 2015년 전 세계 무역의 3.5%로 정점을 찍은 뒤 2026년 첫 5개월에는 1.6%까지 하락했다. 국제 기업 투자에서 미중이 차지하는 비중은 1% 미만으로 더 작았다. 반면 미국의 핵심 동맹국들은 대체로 중국과의 관계를 유지했다.
이 같은 변수를 종합해 DHL은 2029년까지 글로벌 상품 교역이 연평균 3.4% 성장할 것으로 전망했다. 이는 직전 10년간 기록한 2.7%를 크게 웃도는 수치다. 보고서는 3천만 개 이상의 데이터 포인트를 기반으로 무역, 자본, 정보, 사람의 국제적 흐름을 분석했다.
출처: DHL·뉴욕대 스턴경영대학원